사회토픽

"LG는 택배로 보냈는데..." SK텔레콤, 해킹 피해자에게 '대리점 방문' 강요

작성 : 2025.04.29. 오전 11:20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확산되면서 유심(USIM) 교체를 원하는 가입자들이 전국 대리점 앞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대리점 방문 필수 정책과 유심 재고 부족으로 소비자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택배 발송과 위약금 면제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해킹으로 유출된 SK텔레콤 정보가 최대 9.7GB에 달한다고 밝히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최 의원은 "SK텔레콤은 하루빨리 더 많은 유심을 확보해 택배 운송 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며 "번호이동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위약금 면제 등 실질적 피해 구제 대책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도 28일 공동 성명을 통해 "각 가정에 유심 카드를 직접 택배로 신속히 발송하고, 방문이 어려운 고객도 빠짐없이 교체받을 수 있도록 '찾아가는 교체·택배 교체' 체계를 즉각 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번호 이동을 희망하는 피해자가 폭증하고 있지만, 위약금 부담 때문에 이동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모든 가입자에게 위약금 없는 자유로운 번호 이동을 즉각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번 해킹이 "단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국민 정보 주권과 통신 생태계 신뢰 전체를 흔드는 국가적 위기"라고 규정하며, SK텔레콤과 정부에 국민 불안 해소와 실질적 피해 구제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와 전면적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현재 SK텔레콤은 28일부터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가입자가 직접 대리점을 방문해야만 교체가 가능한 상황이다. 더욱이 유심 재고 부족으로 많은 가입자들이 대리점을 찾았다가 헛걸음만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가입자들의 불만이 폭발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엑스(X)에 "피해를 내가 봤는데 왜 내가 예약 신청해서 시간을 내서 대리점을 방문해야 되냐"며 택배 발송 방식을 요구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통신사에 이렇게 큰 잘못이 생기면 위약금 없이 약정을 해지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특히 많은 이용자들은 2023년 LG유플러스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당시 택배 발송 신청을 받았던 전례를 언급하며, SK텔레콤도 이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피해자인 자신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대리점을 방문해야 하는 현 상황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보다 적극적인 피해 구제책을 요구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해킹 사태는 단순한 기업의 보안 문제를 넘어 국가적 정보보안 위기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정부와 기업의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