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찜통더위 속 생존법..목에 얼음만 대도 체온이 ‘뚝’

작성 : 2025.07.10. 오후 02:42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 야외 활동은 그야말로 '더위와의 전쟁'이다. 특히 출퇴근길이나 외부 업무 등으로 인해 햇볕 아래를 걸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체온 관리가 곧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다. 단순히 땀을 많이 흘리는 수준을 넘어, 자칫 체온이 급격히 오르면 열사병이나 탈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몸을 효과적으로 식힐 수 있는 간단한 방법들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코네티컷대학교와 인디애나주립대학교의 스포츠 과학자들은 체온을 빠르게 낮추는 방법을 연구한 기존 논문 7편을 분석했다. 이들이 도출한 결론은 의외로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바로 ‘몸의 특정 부위에 아이스팩을 대는 것’만으로도 체온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연구진은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주요 동맥이 지나는 부위에 아이스팩을 대는 것이 체온 하강에 특히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부위는 각각 경동맥, 액와동맥, 대퇴동맥이 지나가는 곳으로, 피가 빠르게 순환되는 만큼 열 교환이 빠르게 이뤄진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얼음팩을 대면 체온이 분당 약 0.028도씩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선풍기 바람만 쐈을 때보다 더 큰 효과다. 선풍기만 쐬었을 경우 체온 하강은 분당 0.02도에 그쳤다. 두 방법을 병행할 경우에는 체온이 분당 0.036도까지 떨어져, 체열 조절에 있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게다가 목이나 얼굴을 중심으로 식히는 것만으로도 체감 온도를 낮출 수 있다. 호주 시드니대학교 올리 제이 열생리학 교수는 "목과 얼굴을 시원하게 하면 뇌로 향하는 혈액의 온도가 떨어지며, 뇌는 이를 전체 체온이 낮아졌다고 인식해 ‘시원하다’고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얼굴에는 온도 수용체가 밀집돼 있어 비교적 작은 냉각 자극만으로도 큰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즉, 실제로 몸 전체가 식지 않더라도 목걸이형 아이스팩과 얼굴에 쐬는 선풍기 바람만으로도 더위 극복에 유용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애초에 더위를 피하는 것이다.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자외선이 가장 강한 시간대로, 가능하다면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만약 이 시간대에 외출해야 한다면, 물을 충분히 마시고 땀을 흘린 만큼 체내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 현기증, 메스꺼움, 무기력함 등의 증상이 느껴진다면 곧바로 활동을 중단하고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더위로 길거리에서 사람이 쓰러졌을 경우에는 빠른 대처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우선 119에 신고한 후, 가능한 한 빨리 체온을 낮춰야 한다. 물론 연구팀이 가장 효과적인 체온 하강법으로 꼽은 '얼음물 또는 찬물에 몸을 담그기'는 야외에서 실행이 어렵다. 이럴 경우, 차선책은 선풍기 바람을 쐬며 물을 뿌려주는 것이다. 연구진은 환자의 몸에 계속해서 물을 뿌리며 선풍기나 부채로 바람을 쐬게 하고, 복부나 가슴 위에 찬 물수건을 얹은 뒤 2~3분마다 갈아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응급 상황에서 회복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특히 에어컨 등 냉방 시설이 부족한 실외 환경에서는 이러한 방법들이 사실상 유일한 열 차단 수단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해마다 반복되는 폭염으로 인해 거리에서 쓰러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적절한 응급 조치를 받지 못해 심각한 후유증을 겪기도 한다.

 

이렇듯 여름철 야외활동에서의 체온 관리와 응급 대응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수단이다. 출퇴근길이나 외출 시에는 목걸이형 아이스팩, 휴대용 선풍기 등 간단한 휴대용 냉각기구를 활용하고, 갑작스러운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그늘에서 쉬며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주변에 쓰러진 사람이 있다면 당황하지 말고, 신속히 체온을 낮추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핵심이다. 더위는 누구에게나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작은 준비와 대처만으로도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