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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마음 건강에 빨간불! 초등학생 우울·불안, 왜 늘었을까?
작성 : 2025.05.20. 오전 10:10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이 19일 공개한 '서울학생종단연구 2020 3차년도 결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정서적 어려움 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이 스스로 느끼는 우울감 지수는 3점 만점 기준으로 2021년 0.51점에서 시작해 2022년 0.66점, 2023년에는 0.73점까지 매년 상승했다. 불안감 역시 여러 항목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1점 만점 기준 '과도한 걱정'은 2021년 0.44점에서 2023년 0.58점으로, '예민함'은 같은 기간 0.41점에서 0.49점으로, '부정적 정서'는 0.17점에서 0.26점으로 각각 높아졌다. 이는 초등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불안과 부정적인 감정의 강도가 점차 세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초등학생들의 정서적 어려움 증가 배경으로 복합적인 요인들을 지목했다. 학업 성취에 대한 압박과 또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기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스마트폰 및 SNS, 유튜브 등 디지털 콘텐츠 이용 시간 증가와 그로 인한 부정적 영향도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SNS를 통해 타인의 이상화된 삶을 접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거나, 자극적인 영상 및 이야기에 노출되어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 경험,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충분치 못한 수면 시간 등도 아동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혔다.

연구에 참여한 한 자문위원은 학생들의 부모 세대인 1980년대생 학부모의 양육 태도와 관련한 분석도 덧붙였다. 작은 좌절이나 어려움에 대해 과도하게 정서적으로 보호받고 자란 아동일수록 실제 불안 수준이 높게 나타나며, 일상적인 사소한 어려움에도 크게 좌절하거나 힘들어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부모의 과잉 보호가 자녀의 정서적 회복 탄력성 형성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서울시 초등학교 113개교, 중학교 98개교, 고등학교 99개교 학생들의 정서 및 행동 특성을 장기 추적하는 '서울학생종단연구'의 일환으로, 2021년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학생들의 3년간 변화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서울 초등학생들의 마음 건강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경고하며,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정서 발달을 위한 관심과 지원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