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현지 시각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30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의 대면 회담은 올해 2월 이후 약 4개월 만으로,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최근 미국이 부과한 고율 관세 조치를 중심으로 논의하며 합의점을 모색했고, 중동 정세 등 국제 현안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조치의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하는 한편, 일본의 대미 투자 확대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자동차와 관련 부품에 25%, 철강과 알루미늄에 50%라는 높은 품목별 관세를 부과했다. 이와 별도로 국가별 상호관세도 책정했는데, 내달 초순 유예 시한이 지나면 일본 제품에는 24%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이러한 고율 관세 조치는 일본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어 일본 정부로서는 이번 정상회담이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 직전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장관급 관세 협상을 진행해왔다. 일본은 미국 측에 일련의 관세 조치 재검토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농산물 수입 확대, 대미 투자 확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경제안보 협력 강화 등을 '교섭 카드'로 제시했다. 특히 일본의 대미 투자 확대 약속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시하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관세 협상에서 중요한 레버리지가 될 수 있다.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좋았다"(Good)라고 짧게 답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나 향후 관세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는지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후 보호무역 정책이 더욱 강화되는 가운데 열린 중요한 자리였다. 일본으로서는 미국의 고율 관세로부터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이었으며, 미국은 무역 불균형 해소와 자국 산업 보호라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중요한 동맹국인 일본과의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

 

양국 간 관세 문제는 단순한 경제 이슈를 넘어 안보 협력과도 연결된 복합적인 사안으로, 향후 미일 관계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경제안보 협력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이 어떤 타협점을 찾아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