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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인도 총리와 케미 폭발.."손 얹고 웃으며 대화"

작성 : 2025.06.18. 오후 02:27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돼 캐나다를 방문하면서 본격적인 정상외교 복귀를 알렸다. 지난해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 이후 약 6개월간 중단됐던 대면 외교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본궤도에 올랐고, 이 대통령은 주요국 정상들과 잇달아 회담을 갖는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며 실용외교의 첫 단추를 꿰었다.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캘거리 도착 직후부터 이 대통령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 호주의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와 연이어 정상회담을 갖는 등 발 빠르게 외교전에 나섰다. 이어 17일에는 브라질, 인도, 멕시코, 유럽연합, 영국, 일본, 캐나다 등 초청국 및 G7 정상들과 잇달아 회담했다. 같은 날 유엔의 안토니우 구테레쉬 사무총장과도 회동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대부분이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대면이라는 점에서 각국 정상들과의 첫인상과 분위기 형성이 주목됐다. 이 대통령은 공통의 경험과 인간적인 교감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관계의 물꼬를 텄다. 특히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는 두 정상의 유사한 성장 배경이 화제를 모았다. 룰라 대통령은 어린 시절 소년공으로 일하다 산업재해로 손가락을 잃었고, 이 대통령 역시 어린 시절 공장 노동 중 사고로 장애 판정을 받은 경험이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가난과 정치적 핍박을 이겨낸 두 사람의 인생 여정이 닮았다"고 언급하며 깊은 공감을 표했다.

 

또한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유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대통령은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지지율 상승의 비결을 묻는 등 인간적인 접근으로 회담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이에 셰인바움 대통령은 "일주일에 3\~4일은 시민을 직접 만나며, 야당과도 끊임없이 대화한다"는 실용적인 정치 방식을 소개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관세 부과를 연기시킨 경험이 있는 실력파 정치인으로, 이 대통령은 그에게서 배울 점을 찾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는 빈곤한 환경에서 자수성가해 지도자가 된 공통의 배경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모디 총리는 과거 한국을 방문한 기억을 전하며 한국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고, 이 대통령은 인도 영화를 좋아한다고 화답해 친밀감을 높였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와의 만남에서는 두 사람이 모두 인권변호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실용적 리더십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 대통령 역시 통합과 실용을 강조하는 입장이라 두 정상 간 대화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정상들과의 회담을 통해 한국이 개최할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에 대한 비전도 소개하고 직접 참석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이어갔다. EU 정상들은 이 대통령에게 벨기에 브뤼셀 방문을 제안했으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은 이 대통령에게 오는 9월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해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에 대해 이야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이 의장국인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이 대통령을 초청하며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한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후 문제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정상들과의 공식 회담 외에도 단체사진 촬영 이후 룰라 대통령의 등에 손을 얹고 함께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되는 등 이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30여 년간 외교관으로 일하며 많은 정상외교를 지켜봤지만, 이 대통령은 격의 없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가는 스타일이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상외교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번 G7 정상회의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외교무대 데뷔이자 새로운 외교 기조의 방향을 가늠하는 무대였다. 첫 대면이라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이 대통령은 공감과 유머, 실용주의를 앞세워 다자외교 복귀의 신호탄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