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12시간 ‘먹통’ 코빗, 도대체 무슨 일이? 금감원 '현장점검' 예고

작성 : 2025.06.18. 오후 02:44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코빗이 최근 발생한 '12시간 거래 중단' 사태를 계기로 내부통제 체계 전반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16일 오후 2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3시까지 약 12시간 동안 코빗의 가상자산 거래가 전면 중단되며 이용자들이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 회사 측은 서버 점검을 이유로 들었으나, 실질적으로는 내부 전산시스템 장애로 인해 모든 서비스가 마비됐다.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코빗은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다.

 

코빗은 지난해 7월 시행된 ‘거래지원 심사 공통 가이드라인(가상자산 거래지원 모범사례)’을 바탕으로 거래소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관련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한 내부 감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거래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에 대해선 다른 거래소에서의 계좌 보유 여부를 신고하게 하고, 주기적으로 거래 내역을 점검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내부자의 정보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고, 공정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코빗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이용자의 원화 예치금 전액 이상을 은행에 보관하고 있으며, 이용자 보유 가상자산의 80% 이상을 콜드월렛(오프라인 지갑)에 저장하고 있다. 이는 해킹 등의 외부 위협으로부터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 관련해 코빗은 은행과 회계법인을 통해 자산의 분리 보관과 예치 의무 이행 여부에 대해 정기적인 점검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최근 발생한 장시간 점검 사태를 계기로 시스템 안정성과 내부통제 체계를 보다 강화하고 있다”며 “이용자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원활하고 신뢰할 수 있는 거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최우선으로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고에 대해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8일 코빗에 대한 현장점검을 예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대한 신속하게 현장에 나가 전산 시스템 및 사고 대응 체계를 점검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코빗은 전날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모든 거래를 중단하고 긴급 점검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코빗 측은 “내부 전산 시스템의 불안정 이슈로 인해 네트워크를 안정화하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현재 코빗은 사고 원인 및 조치 경과를 금감원에 소명한 상태다.

 

금감원은 이번 사고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의 전산 안정성과 위기 대응 체계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본다는 입장이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가 금융사 수준의 시스템 안정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온 만큼, ‘먹통 사태’를 야기한 코빗의 내부통제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빗은 원화 마켓을 운영 중인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인 DAXA(닥사)의 의장사도 맡고 있다. 이 같은 상징성과 책임감을 감안할 때 이번 사고는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로선 가상자산에 대한 2단계 입법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코빗에 대한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제재는 어렵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현행 규제 범위 내에서 가능한 점검을 우선 실시하고, 향후 입법 과정에서 전산 시스템 안정성과 관련한 규제를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논의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전산시스템 관련 기준을 더욱 엄격히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용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거래소들이 자율적인 시스템 개선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