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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간 음악의 진수, 올해 대회가 특별한 이유

작성 : 2025.06.18. 오후 02:36
 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가 창립 41주년을 맞아 오는 21일과 23~24일 ‘제41회 전국 오르가니스트 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협회의 연례행사로, 마스터클래스, 세미나, 연주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오르간 음악 애호가와 전문가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 대회에서는 독일 데트몰트 국립음악대학의 마티아스 노이만 교수가 초청돼 마스터클래스와 연주회를 연다. 노이만 교수는 바흐 콩쿨 입상자로 북독일 오르간 음악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그의 방문은 국내 오르간 음악계에 큰 의미를 지니며, 참가자들에게 소중한 학습과 교류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리는 마스터클래스에서는 노이만 교수가 직접 학생들의 연주를 지도하며 오르간 연주법과 음악 해석에 관한 심도 깊은 지도를 한다. 이어 23일에는 서울 중구 남대문교회에서 ‘북독일 오르간 악파’에 관한 특강을 진행한다. 같은 날에는 협회가 격년으로 개최하는 콩쿠르 입상자 연주회가 열리며, 고등부와 일반부 대상 수상자가 최종 심사에서 가려진다. 이 심사에도 노이만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공정하고 전문적인 평가를 책임진다.

 

대회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남대문교회에서 전주 기전대 양하영 교수가 ‘서양음악사 속 오르간 이야기’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다. 이어 전 미국 하딘-시몬스대학 최혜진 교수가 알베르트 슈바이처 탄생 150주년을 맞아 ‘오르가니스트로서의 슈바이처 박사’를 조명하는 특강을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노이만 교수의 파이프 오르간 독주회가 대회의 대미를 장식하며 깊은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오르간은 2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악기로, 기독교 예배음악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두 손과 두 발을 사용해 연주하는 독특한 악기로, 다양한 음색을 만들어내는 스톱 장치를 활용해 천만 가지가 넘는 소리를 낼 수 있다. 이처럼 오르간은 연주자에게 전문적인 지식과 섬세한 기술을 요구하는 악기다. 협회 18대 이사장인 박소현 이화여자대학교 건반악기과 부교수는 인터뷰에서 “북독일은 바로크 시대 황금기의 오르간 음악 중심지로, 바흐가 음악 공부를 위해 방문할 정도로 뛰어난 연주자와 작곡가들이 활동한 지역”이라며, “수백 년 된 오르간들이 여전히 보존돼 있고, 노이만 교수의 방문으로 당시 음악과 악기 연주법을 생생히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오르간은 악기의 특성에 맞는 연주법과 음색 조정법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마스터클래스와 특강에서 노이만 교수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접하는 것은 국내 오르가니스트들에게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대회는 오르간 음악의 역사와 현재를 잇는 중요한 행사이며, 많은 이들이 오르간 음악의 매력과 깊이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의 탄생 150주년과 서거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슈바이처 박사는 많은 사람이 의사와 인도주의자로 기억하지만, 그는 동시에 바흐 음악을 깊이 연구하고 오르간 개혁운동을 이끈 뛰어난 오르가니스트이기도 하다. 협회는 이러한 점을 기려 슈바이처 박사의 음악적 업적과 삶을 조명하는 특강을 마련했다.

 

박소현 부교수는 오는 8월 31일 인천 서구 엘림아트센터에서 독주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슈바이처가 오르간을 연주하던 모습과 교회로 연습하러 가던 사진을 볼 때마다 마음이 뜨거워진다”며 “오르간이라는 악기의 역사적·예배적 가치와 이를 지켜온 수많은 연주자들의 열정을 기억하고, 그 가치가 계속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제41회 전국 오르가니스트 대회’는 오르간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깊이 있는 교육과 감동의 무대를 제공하며, 한국 오르간 음악의 발전과 전통 계승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회 기간 동안 펼쳐지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은 오르가니스트뿐만 아니라 음악 애호가들에게도 소중한 경험과 지식을 선사할 것이다.